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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다는 것은....
독일출신이며 실험심리학의 창시자로 알려진 페히너(Gustav Theodor Fechner, 1801.4.19~1887.11.18)가 남긴 말이다.
사람의 생애는 한 번이 아니라 세 번이다. 첫째 단계는 끊임없이 잠만 자는 시기인데 어머니 뱃속의 생애. 둘째 단계는 잠을 자다가 깨어 났다가를 반복하는 시기이니 현세의 생애. 셋째 단계는 깨어 있기만 하는 시기로 내세의 생애가 그렇다.
첫째 단계에서는 그 시기에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둘째 단계에서 사용할 눈, 코, 귀, 입, 손, 발 같은 것을 만들고 있고, 둘째 단계에 나와서는 셋째 단계에 필요한 것을 만들어 가고 있다. 첫째 단계에서 태아는 둘째 단계에 있을 찬란한 광채와 음악은 조금도 모르고 거기로 옮겨 나감을 태내 세계에서 본다면 일종의 <죽음>이라고 하겠지만, 둘째 단계인 이편에서 볼 때 그것은 훌륭한 <출생>이다.
이처럼 협착한 육체 속에 갇혀있는 우리는 셋째 단계에 있는 찬란한 자유를 조금도 모르고 있다. 우리를 거기로 인도하는 좁고 캄캄한 통로를 이편에서 보면 <죽음>이라고 하지만, 저 편에서 본다면 영원한 세상에의 <출생>이다.
(-'가톨릭 지성인 수상집' 중 윤형중신부님 글에서 재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