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대숲이 하늘보다 맑아
댓잎마다 젖어드는 햇볕이 분수처럼 사뭇 푸르고
하늘에서는 찬란하게도 슬픈 노래를 배워낸 바람이
대숲에 돌아들어,
돌아드는 바람에, 슬픈 바람에
나는 온 몸이 젖어...
하늘아래로만 흰 나리꽃이 핀 숱하게 핀
굽어진 길이 놓여있다
너도 어서 그 길로 돌아오라 흰 나비처럼
곱게 돌아오라...
“차라리 한 그루 푸른 대로” 시 구절을
읊조리며... 잔인하기만 했던 4월의 하늘을 우러러 본다
세월호의 침몰로 애통하게 희생된 꽃다운 생명들에
애도를 표하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조용히
예루살렘으로의 순례의 길을 떠나듯
수륙터 수변로를 걸었다
햇빛되어, 바람되어, 별되어
새처럼 훨훨 자유로이 우리 곁에 영원히
함께 하기를 기도해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