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조스님 이야기

by 조동규베드로 posted Oct 1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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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중국 당나라 때 이야기다.
마조(법명은 도일:AD709~788)는 사천(四川)의 한주(漢州)라는 마을에 허드레 일꾼의 아들로 태어났다.  
천박하고 가난한 생활이 싫어 출가하기로 결심하고 떠돌이 생활을 시작했다.
남악 회양선사스님이 반야사 주지로 있을 때 그의 법기(法器)가 크시다는 소문을 듣고 가르침을 얻고자 그를 찾아 갔다.
그런데 가르침은커녕 맨날 밥하고 청소하고 나무하는 등 허드렛일만 시키는 것이었다. 그게 싫어 집을 나섰는데...
하루는 도일이 모든 일을 모른 척 가부좌를 하고 앉았다.
그러자 남악스님이 물었다.
“너 지금 뭐 하고 있느냐?”
마조는 가소로운 듯이 대답했다.
“아, 보면 모르십니까? 좌선하고 있지 않습니까?”
“좌선은 무엇 하려 하느냐?”
“부처가 되려고 합니다.”
마조의 대답에 회양선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왓장하나를 가져와서 마조 옆에 앉아 숫돌에 갈기 시작했다.
마조가 시끄러워 좌선에 방해가 된다고 짜증스런 말투로 물었다.
“큰스님, 기왓장은 무얼 하시려고 갈고 계십니까?”
“거울을 만들려고 갈고 있다.”
마조는 비웃듯이 말했다.
“참 스님도 어리석긴, 몇 겁을 갈아보십시오. 기왓장이 거울 되나?”
“그래, 그렇지? 그러면 좌선을 해서 어찌 부처가 되려하느냐?”
“......”
다시 회양선사가 물었다.
“소달구지가 움직이지 않을 때 달구지를 때려야 하느냐, 아니면 소를 때려야 하느냐?”
“......”
“부처를 찾는 데 있어서 좌선만 고집하면 설사 만 겁을 지내도 깨치지 못한다.”
도일은 남악스님의 말씀을 듣고 이내 마음을 크게 깨쳐서 뒷날 남악 회양선사스님의 수제자가 되었고 석두희천과 더불어 선계의 쌍벽을 이루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