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에서의 하루

by 김일선 posted May 2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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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향기 그윽한 초록빛 오월의 어느 날...

계속되는 市의 크고 작은 행사로 인하여
휴일도 없이 근무한 대가로 1일 대체 휴무일이 주어졌다.
남들은 주말과 연이어 3일간의 여행을 가야겠다고 좋아들 하지만
난 오히려 곤혹스러웠다.
스테파노도 며칠 전에 다녀갔고...
어떻게 특휴를 보낼 것인가?
진주의 모친도 생각이 났지만 너무 자주 가는 것도
썩 내키질 않았다.
그래, 단 하루만이라도
일상에서 나를 둘러싼 거추장스런 짐들을 내려놓고
모든 덧없는 피조물에 대한 애착과 자아에서 참다운 이탈을 해보자!
디카를 챙겨 진동으로 향했다.
마산의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는 산자락에 위치한
수도원의 정경이 포근하게 나를 반겨주었다.  
새소리, 바람소리,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이름 모를 꽃들!...
수도원을 뒤로한 정자나무에서 바라보는 쪽박 섬 또한 정겨운 풍경이다
수도원 소성당에서의 묵상기도로, 우매한 我를 깨우쳐주시길
진심으로 간원해보며, 성당을 나와 천천히 오솔길을 따라 걸었다.

“십자가의 길”14처를 발길질 하면서
우리가 받아야 할 고통을 대신 받으시고 우리가 겪어야 할 슬픔을 대신하여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다 언덕에 이르셨던 그분의 고통과 슬픔이 가슴가득히 전해져 옴을 느꼈다.      

피정의 집에 돌아와 보니 나와 비슷한 자매님이 한 분 와 있었다.
준비된 점심식사가 정성이 가득하여 꿀맛이었다.

오늘 나에게 주어진 특별한 이 하루,
주님과 함께하는 은혜로운 시간에 감사를 드리며
늘 변함없이 마음이 주님께 향해 있길 기도드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