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 났어요. 성소가 줄어들어요....

by k vincent posted May 0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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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소주일 단상 ==


 

20여 년 전 5월 성소 주일,

8살, 4살의 철부지 두 아들을 데리고 당시 교통편도 여의치 않은 대구의 가톨릭신학대학교를 찾았다.

내 자신 성소에 관심이 있었는데, 결혼을 했으니 다 틀렸고......,

두 아들 중에 혹 '성소가 있으면...?' 해서 작심하고 나섰던 길이었다.

그 때 신학대학교 학장님은 지금은 은퇴하신 마산교구 정하권 몬시뇰이셨다.

2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 학장님의 말씀 '공부 잘하고 똑똑한 아들은 서울대학교 보내고, 공부 좀 못하는 아들 보내는 곳이 신학교냐? 그런 신학생 필요없으니 당장 데려가라'고 그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부모님들을 나무라셨다.

그 뒤, 작은 아들 녀석은 제법 성소에 관심이 있어 유치원 다닐때까지 신부(그것도 교수신부)가 되겠다고 했고,

두 형제가 새벽같이 일어나 복사도 열심히 하곤했는데,

지금은 성소는 커녕 부모 통제에서 벗어나 객지에서 학교다니느라 미사도 빼먹고, 성사생활도 제대로 않고 있으니 내 기도가 부족한 것인지........

어릴때부터 두 녀석을 잘 아는 어느 수녀님 말씀, 아직 장가 안 갔으니 아직도 그 약속, 성소는 유효(?)하다고 농담을 하기도 한다.


 

성소(聖召 .vocation)의 뜻은 '하느님의 거룩한 부르심(神命)'이다.

넓은 의미로 우리 모두 여러 형태로 불림을 받았다. 아버지로, 어머니로...

그러나 좁은 의미의 성소는 수도자 성소, 성직자 성소를 말한다. 

이번 주일은 성소주일이다. 한 때 우리나라는 성소가 넘쳐 즐거운 비명(?)을 질렀지만 잠시뿐,

지금은 성소 못자리가 말라가기 시작하여 유럽교회처럼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큰일났다.

우리 북신성당은 10년의 짧은 기간에 3명의 사제, 또 부제, 신학생을 배출한 성소의 부자 본당, 축복받은 본당이다.

그러나 지금은 예비신학생, 지원자가 끊어진 상태이다. 성소 못자리에 이상징후가 나타난 것이다.

한국교회내에서도 성소의 급감 원인과 대책을 다양하게 분석하고 대책을 세우고 있다지만, 우리 모두가 새삼 성소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성소를 강요하는것도 죄이지만, 자녀들의 성소를 강제로 막는것도 큰 죄라고 하였다.

혹 내 자녀중에 성소에 관심이 있는데, 부모가 모르고 지내지는 않는지 성소주일을 기해 한번 정도 확인해 보심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