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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7 17:22

내가 참 좋아하는 ...

조회 수 2045 추천 수 6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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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우화의 강 1 /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  .  .   .  .   .  .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  .  .  .   .  .
시원하고 고운 사람과 친하고 싶다.


  • ?
    김일선 2009.04.07 17:51
    그 강물의 끝에서 만나
    우리들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
    그 강물에 물오리떼 쉬어가고, 갈대가 하늘도 크고 먼 바다에 이르는 .....
    낭송시로 좋을 것 같군요^^
  • ?
    ♡경숙아╚ㅖ스 2009.04.07 21:53
    늘 한결같은 사람..늘 고운사람..늘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있을까요..
    그러면 저도 친하고싶다..그런사람이랑...ㅋㅋ
  • ?
    요안나 송 2009.04.07 23:31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어쩌면 이다지도 마음이 고요해질까...
    몇번 읽고 또 읽어봅니다...시원하고 고운사람이 있다면 ... ^^
    .
    .
    .
    .

    아녜스언니..나도 소개 주셔요^^

  • ?
    김명옥/마리아막달레나 2009.04.08 10:27
    "저도요.....?
  • ?
    배 아말리아 2009.04.08 16:00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시원하고 고은 사람이고 싶습니다......
  • ?
    박철현 2009.04.10 02:43
    오래 전 마종기 시인의 시집을 선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기독교적인 문체가 묻어나오는 시집이었습니다.
    시집을 읽으며 노력하며 살리라 다짐했던 적이 있음을 떠올렸습니다.
    그런 사람이 되어 주고 싶습니다. ^^
  • ?
    stephenia 2009.04.11 10:23
    내겐 아직도 서로 시원한 물길 트는 친구가 없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늘 조심스레 흐르며, 강과 강 사이마다 높다란 둑을 쌓아 강물이 흐름을 막는 것 같아...누군가에게 맑고 고운 강물같은 사람이 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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