幻影

by 김일선 posted Apr 0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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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幻影

젖은 길 굽이진 길 끝에 섰다.

비릿한 한 줄기 바람 코끝에 스미고
넘실대는 파도가 많은 의미를 담고서
사랑의 뒷모습으로
다가왔다.

부러진 앙상한 가지 딩구는 수변산책로
또아리 트는 통증을 느끼며
바다 향해 물어본다.

멀리 가까이 반가운 포옹의 수평선 위
청갑사빛 석양을 업고 나는 갈매기 떼
변명도 없이 포물선을 남긴 채

용서의 허허로운 암호를 아는 듯
넘실대는 해독의 슬픔 끝에서
코발트 빛 웃음으로
남은 날의 날개를 펼치고 있다